의사소통장애 용어집


<< 책소개 >>

이 용어집에서 다루고자 하는 주된 관심 분야는 언어치료학과 청각학을 바탕으로 하는 의사소통장애학(Communication Sciences and Disorders)이다. 이 학문은 학제 간의 성격이 강하여 해부학 및 생리학은 물론 음성학, 언어학, 국어학, 인지심리학, 특수교육학, 음성공학, 뇌과학 등의 용어를 상당 부분 공유하고 있다.
언어는 화자의 입을 통해 역동적으로 살아 있는 실체이기 때문에 우리는 항상 변화의 과정에 있을 수밖에 없다. 같은 용어라도 분야에 따라 쓰임새가 달라질 수 있으며, 더 나아가 세대 간에 자신의 방식으로 용어를 인식하려는 경향이 있다. 불과 몇 십 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사전의 올림말이 대부분 한자말로 이루어져 있었다.
전문용어(專門用語)에서 조상의 숨결이 숨 쉬는 순수한 우리말의 비중을 높이자는 뜻은 높이 평가할 만하다. 하지만 단순히 풀어쓰기식 전문용어는 표제어(올림말)의 자격을 부여하는 데 문제가 되는 경우도 흔히 볼 수 있다. 국어에는 외래어도 있지만 전체적으로 볼 때 그 비중이 매우 미미하고(5.6%), 과반이 넘는 한자말(57.3%)과 25.2%의 순수 우리말로 구성되어 있다.주) 오랜 세월에 걸쳐 뿌리내려 온 우리말화한 한자를 남의 나라말로 치부하는 것은 논리적으로 맞지 않다고 본다.
사실 완전한 방식으로 용어를 표준화(標準化)한다는 것 자체가 불가능한 목표일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대적인 대세를 거스르면서까지 이 용어집을 펴내게 된 것은 누군가는 큰 틀에서 용어를 선택할 수 있도록 가이드라인을 제시하여야 한다는 이유에서이다. 의사소통장애학(意思疏通障礙學)은 다른 학문에 비해 학제 간의 연계성이 강해 인접학문의 배경 지식이 필요하다. 그러나 제반 용어의 이해를 위해 여러 사전들을 다 들춰 보는 것은 대단히 번거롭고도 비효율적이다.
표제어의 하위 영역을 구분하고, 특정한 표제어와 연상될 수 있는 유사어는 물론 상대어까지 포함하는 까다로운 작업을 기획하면서 어려움에 빠지기를 수차례 거듭하게 되었다. 물론 용어의 표준화 작업은 당장 쉽게 이루어질 수 있는 일은 아니다. 어렵고 힘든 일임에는 틀림없지만 후학을 위해 누군가는 수행해야 할 필요가 있는 작업이고 그 결실이 이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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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도흥
편저자 고도흥 교수는 미국 조지아대학교와 캔자스대학교에서 언어학과 음성과학을 전공하고, 한림대학교 국어국문학과와 언어청각학부에서 30년간 강의와 연구를 이어오고 있다. 다년간 학제 간의 연구와 『음성과학 용어번역사전』(2001) 및 『언어기관의 해부와 생리』(2009) 등 관련 저술의 집필 경험을 바탕으로, 후학들에게 의사소통장애 및 관련 분야에서 용어 선택의 길라잡이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으로 이 용어집을 출간하게 되었다.